Home > 뉴스 > 문화,스포츠
제5회 의정부시 아이사랑 수필공모전 입선, 고윤정
 
[문화,스포츠] twitter  facebook    ȮƮ
입력시간:  2022-09-29 17:27:57
나의 사랑스런 적군


 


 

 

내 품에는 사랑스런 복덩어리가 있다. 그것도 둘씩이나! 매일매일이 전쟁같은 육아현실에 나는 그들을 적군이라 표현 할때도 있다. 이렇게 사랑스런 적군이 어디 있겠냐만은 사랑하는 마음 한켠에 찾아오는 육체적인 피곤함과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나와 항상 대치중이다.

오늘 아침도 두 꼬마 적군과의 전투가 시작됐다. 밤에는 어떻게든 안 자려고 발버둥치다가도 아침에는 이불과 절친이 되어 도무지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적군들은 아침마다 돌아가는 상황을 잘 알고 있다. 그것도 너무 정확히!

점점 학교 갈 시간이 다가오면 출근준비로 바쁘던 엄마 마음이 더 달아올라 가만히 누워있어도 엄마의 손길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닿을거라는 걸. 정확히 그렇다. 성질 급한 엄마는 오늘도 이들의 꾀에 넘어가 옷을 입혀주고 힘들게 안아 화장실에서 바쁜 손놀림으로 말끔히 얼굴을 씻어준다. 초스피드로 누렇게 뜬 이도 하얗게 변신시켜준다. 82년생 엄마의 흔한 아침풍경이 된지 오래다.

저녁 광경도 다를바 없다. 회사에서 퇴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온 엄마, 쉴새도 없이 청소기를 돌리고 아침에 쏟아부은 한더미의 설거지도 바로 해치운다. 학원에서 돌아온 두 적군의 간식을 챙겨주고 앉기가 무섭게 저녁준비를 시작한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동안도 전쟁은 계속된다. 숙제검사, 가방검사, 가정통지문 검사 등등 왠만한 건강검진 목록만큼 많은 검사목록이 기다리고 있다. 부엌과 거실, 아이방을 쉴새없이 오가며 몇가지 일을 해내는 최고의 장수이다. 100미터보다 더 짧은 초초단거리 육상경기가 있다면 금메달은 자신 있다.

저녁식사가 완성되면 엄마는 바로 쉴수 있을까 아니아니~ 엄마는 또다른 2차전이 기다린다. 왠만한 체력장보다 힘든 아이 밥먹이기! 골고루 한그릇 모두 비워내기 미션을 매일 할라치면 엄마는 언변술사가 되어 버린다.

어느날은 갖은 성대모사로 웃는 아이의 입속으로 쏘옥~ 어느 날은 갖은 달콤한 말로 아이를 설득하여 밥한술의 기적을 이끌어낸다. 가끔 잘못된 큰소리, 잔소리 폭탄이 터지기도 하지만 엄마는 미션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제 좀 쉬어볼까 설거지거리는 잔치라도 한것마냥 수북하지만 엄마는 잠시 외면해본다. 하지만 한번 불붙은 교육열은 외면하기도, 쉽사리 사그라들줄도 모른다. 학습기와 문제집을 양손에 쥐고 아이의 두뇌확장을 위한 전투를 시작한다.

꽤 무서운 고음과 레이저미사일급 눈빛은 잠시 적군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다. 이번에는 적군의 체력소모전이 더 예상된다. 하지만 40줄을 넘어선 엄마는 예전 같지 않다. 잔소리 한번에 에너지는 방전 모드다.

시간은 흘러흘러 저녁 8시와 9시 사이! 모두가 긴장상태다. 엄마는 빨리 씻기고 재울 생각, 아이들은 11초라도 자기 체력을 과시하려 든다. 정말 지치지도 않나 보다. 엄마의 눈꺼풀이 땅굴을 팔때쯤 든든한 아빠 등장이다. 등장만으로도 적군들은 긴장한다.

현관문 여는 소리와 함께 스스로 화장실 욕조 안으로 다이빙을 한다. 아빠는 참 능력자다. 무섭지도 않고 엄마처럼 잔소리도 안하고, 소리도 안 내는데 비결이 뭘까엄마는 오늘도 골똘히 생각해 보지만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겨놓았다.

우리집 적군들은 아빠를 참 좋아한다. 그들에게 아빠는 못하는게 없는 맥가이버능력자다. 큰 적군의 목표는 보드게임에서 아빠 이기기! 작은 적군의 희망은 아빠처럼 그림 잘 그리기! 엄마보다 체력이 두둑한 아빠는 두 적군을 기꺼이 맞아준다. 적당히 놀려가면서...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늦은 밤 점점 커진다. 엄마, 아빤 그런 아이들의 웃는 목소리가 마냥 듣기 좋다.

아빠의 등장으로 아이들의 수면감각은 완전 달아나버렸다. 더 놀고 싶은 욕구만 샘솟듯이 살아났다. 이를 어쩌지 아빠와 엄마 연합작전을 시작한다. 아빠는 아들의 에너지 방전시키기, 엄마는 딸의 꿈나라 버튼 작동시키기! 오늘도 성공이다!

육아전쟁은 하루하루가 반복되고 힘들고 지친다. 하지만 내일도 다시 웃으며 맞이할수 있는 건 바로 사랑 덕분이다. 고루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하지만 변할수 없는 진리이다. 마냥 밉고 힘들기만 하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도망쳐버릴 것이다. 하지만 내일 얼마나 힘들지 알면서도 내일이 기대되는 건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이기 때문이다. 그들 때문에 힘든게 아니라 그들 덕분에 힘듦을 견디고 살아간다는 걸 엄마,아빠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 나는 엄마다. 마냥 어리기만 할줄 알았던 나였는데 어느새 한아이의 엄마가 되고, 엄마의 자리가 익숙해지기도 전에 또다른 소중한 생명의 엄마가 되어 버렸다. 엄마가 된 나는 너무나도 달라져 있었다. 예전에는 마냥 힘든 일도 엄마인 나는 못할게 없다. 정말 강해짐을 느낀다. 그런 강함은 다름아닌 가족이 주는 큰 힘이다. 나에게 그들이 없었다면 과연 지금처럼 버티고 즐기며 살 수 있을까

물론, 힘들때도 있었다. 다 내던지고 싶을 때도 있었다. 첫 아이를 품에 안고 산후우울증이 크게 와 나 자신도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다. 아이를 낳고 생긴 우울증이지만 그 우울증마저 아이가 치료해주었다. 까르르 웃는 아이의 웃음소리에 화들짝 정신차리고,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에 잔뜩 긴장하며 바삐 움직이고, 아파하는 모습에 함께 아파하는 나도 경험했다. 이 모든게 단단하고 강한 엄마가 되기 위한 값진 경험이 되었다.

아이 덕분에 위로 받을때도 있었다. 엄마도 한 부모의 자식이기에 자신을 낳아준 부모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가 보다. 어느 따뜻한 봄날이었다. 둘째 아이를 낳은지 얼마되지 않아 들려온 아버지의 사고 소식! 갓 출산한 탓에 아버지도 보러 가지 못하는 상황이 야속하기만 했다.

아이를 품에 안고 혼자 훌쩍거리고 있는데 유치원에서 돌아온 5살 아들이 아무말 없이 다가와 엄마를 작은 품안에 안고 토닥거려준다. 무슨 일인지, 엄마가 왜 우는지 알턱이 없는 5살 어린아이의 품에서 나는 너무도 서럽게 울었었다. 그 후로 1...사고로 가족조차 못 알아보게 된 아버지 앞에서 또한번 무너질때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둘째아이가 한번도 본적 없던 외할아버지에게 다가가 살포시 볼에 뽀뽀를 해드리고 환하게 웃는다. 그 덕에 아버지의 웃는 모습을 오랜만에 보았다. 참 고맙고 기특하고 소중한 아이들이다.

코로나로 가족과 함께 한 시간이 유독 많았던 지난 2. 어디 놀러 가지도 못하고, 예전처럼 외식도 못한 탓에 하루종일 아이들과 씨름하느라 기진맥진하던 요즘. 육체적으로 너무도 힘들었지만 나에게는 참 값진 시간이었다.

코로나 확산으로 생을 마감하는 이들의 소식이라도 들려 올 때면 사랑하는 우리 가족과 한상에 둘러앉아 평범한 식사를 하고 있는 그 순간순간이 너무 고맙고 소중했다. 매일 얼굴 보는 사이에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조차 어색했는데, 누구 한사람 기침이라도 하면 어디 아픈지 서로 걱정하고 챙겨주기부터 하는 우리 가족의 모습이 좋았다. 코로나 확진이 되고 격리되어 기분까지 울적했을 땐 누군가 먼저 크게 방귀 뀌면 이에 질세라 방귀로 화답하는 모습도 좋았다.

엄마, 아빠가 된다는 건 참 축복 받은 일이다. 아이 덕분에 많이 배우고,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된다. 내가 보살피는 존재에서 내가 그들의 보살핌을 받기도 한다. 남편과 나...보통 연인들처럼 싸우고, 토라지고, 이별하게 될 수도 있지만 우리 사이에는 소중한 아이들이 있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평생의 아군이 되었다.

생각만해도 포근하고, 따뜻한 나의 가족이 있어 참 행복하다. 기쁨도, 슬픔도 함께하고 언제든 든든한 나의 편이 되어 주어 고맙다. 오늘 도 일어나자마자 안아주며 해주는 첫마디에 행복하다. “엄마,아빠! 사랑해요!”

 

 


경기북부포커스 ( uifocus@hanmail.net )
 
 
등록번호 경기., 아51960 주소 경기 의정부시 시민로 29(의정부동) 발행.편집인 이미숙 청소년보호책임자 이미숙
등록연월일 2018년 9월 13일   전화 : 031-825- 8816 팩스 : 031-825-8817 관리자메일 : uifocus@hanmail.net
copylight(c) 2012 경기북부포커스 All rights reserved.